지난 7일, 저녁 한국 만화 영상진흥원에서 <느와르 부기>를 보게 됐다.
이름도 생소했고, 처음 가보는 길이라 많이 긴장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홈페이지에 설명된 내용대로 부개역에서 내려 찾아가려 했으나 도무지 찾을 수 없는 버스정류장에 점점 어두운 길로 들어서면서 나중엔 완전히 길을 잃어버렸다. 결국 왔던 길을 되돌아서 겨우겨우 택시를 잡아탔는데, 아뿔싸,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었던 것이다. 그대로 계속 걸어갔으면 서울 외곽순환 고속도로까지 갈 뻔했다.

여차저차해서 택시를 타니 10분도 안되서 한국 만화 영상진흥원이란 곳에 도착했다. 주위를 보니 건물만 덜렁 있는 게 뭔가 좀 허전한 느낌이었는데, 건물 자체는 굉장히 깔끔하고 화려(?)했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내부도 상당히 정돈된 느낌이었는데,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사람이 없었고, 허연 천막 부스에 앉은 직원들과 몇 명의 관람객들만 보였다.

↑카메라 설정이 잘못됐는지 날짜가 이상하다...


도착하고 보니 시간이 좀 남길래, 간단하게 내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먹는 도중에 잠깐 둘러보니, 외국인이 옆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닌가. 그것도 아이패드를 들고!! 스케치북을 들고 있어서 혹시 싶었는데, 매점 주인이 이것 저것 계속 갖다 날리고 나중에는 과일까지 깎아다 주니 '혹시 이 사람이 감독?!'이라며 말이라도 걸면 어떡하지 하면서 친구와 안절부절 못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냥 관객이더라.

캡슐 아이스크림이라는데 왜 캡슐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넋놓고 있다 보니 어느 새 시간이 8시 10분 전.
부랴부랴 짐챙겨서 안으로 들어가는데, 18금인 영화답게 신분증 체크를 했다.
사실, 그리 큰 규모도 아니었고, 사람도 적어서 그렇게까지 할까 싶었는데, 하더라...

전시관 입구 쪽에서는 단편 애니메이션들을 상영하는 듯.

들어가서 한 컷.생각보다 굉장한 설비에 친구와 함께 감탄사를 연발했다.

표에 그냥 3D라고만 되어 있고, 들어갈 때도 입체안경 같은 걸 안 나눠주길래 그냥 토이스토리 같은 3D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다.

표에 그냥 3D라고만 되어 있고, 들어갈 때도 입체안경 같은 걸 안 나눠주길래 그냥 토이스토리 같은 3D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는데, 입장하고 나서 시작하기 2~3분 전에 행사장 도우미들이 포스터를 붙이고 안경을 나눠주었다.
(포스터가 상당히 탐이 났는데 가져오진 못했다.)

영화 자체에 대한 감상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마스터 클래스에 대해 먼저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1시간 30분 정도의 러닝타임으로 영화가 끝나고, 10분 간의 휴식 시간을 갖고 바로 마스터 클래스가 이어졌다. 처음엔 마스터 클래스가 뭔지 몰랐는데, 감독이 작품에 관해 설명을 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시간이라고 했다.

앞서 말했던 매점에서 옆에 앉아 있던 외국인이 감독이지 않을까 했던 기대는 예상대로 빗나갔고, 훨씬 더 깔끔한 인상의 사람이 앉아 있었다. 마스터 클래스는 감독과 통역, 프로젝트 매니저가 앉아 진행되었는데, 프로젝트 매니저는 영어 통역이 필요한 외국인-매점의 그 외국인-의 옆자리로 옮겨 앉아 단상에는 감독과 통역 둘이 남아 진행되었다.

마스터 클래스에서 전반적으로 진행된 얘기는 애니메이션 제작과 관련된 얘기였다. <느와르 부기> 원작 만화에 관한 이야기부터 기획과 투자, 캐릭터 설정, 기술적인 부분, 제작 기법 등에 관해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이뤄졌다.

질의 응답 시간에는 그렇게 훌륭하다 싶은 질문은 나오지 않아 아쉬웠는데, 사람 수도 적었고, 애니메이션 자체도 잘 모르는 부분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생각된다. 특히나, 폐관 시간이 됐다고 쫓기듯 마무리하게 되서 많은 시간을 할애받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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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와 배경, 소품의 제작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마스터 클래스 진행 중 몇몇 부분을 찍어왔다.
둘러보니 나 외에도 몇몇 사람들이 참 열심히 카메라와 핸드폰을 들고 찍고 있었다.

급하게 마무리 된 마스터 클래스였는데, 끝나고 사람들이 감독한테 찾아가 사인을 받았다. 나도 스리슬쩍 사이에 껴서 사인을 받았는데...

통역이 제대로 못알아들었는지 진홍이라고 적었다. 꼬바 감독은 여자 이름 같다며 웃기까지... 내 이름은 진홍이 아니에요.


끝나고 나오는데, 비가 쏟아졌다. 비 온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는데 설마라고 생각하면서 우산을 챙겨가지 않아 낭패를 봤다. 다행히 금방 그쳐 택시를 타고 집에 올 수 있었긴 하지만...

-전체적인 후기는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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