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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12 Pisaf 2010 <느와르 부기 3D + 마스터 클래스> - 2
  2. 2010.11.12 Pisaf 2010 <느와르 부기 3D + 마스터 클래스> - 1
 
 앞서 전체적으로 관람한 내용에 관해서 적었는데, 이번에는 가장 중요한 애니메이션, 작품에 관해서 몇 자 적어본다.

 우선 Illusion studio의 첫 장편 영화로, 라틴 아메리카 최초의 입체 영화, 아르헨티나 최초의 3D 영화라는 꽤나 화려한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느와르 부기>는 아르헨티나 만화가 로베르토 폰타나로사(Roberto Fontanarrosa)의 만화가 원작이다. 82년부터 97년까지 약 400여 편의 에피소드로 15년 간 세계 각 국에 출간된 이 만화는, 전쟁과 남성 우월주의에 대한 풍자로 시작해 아르헨티나 군부에 대한 풍자를 주로 다룬 정치적 색채가 담긴 만화이다. 2007년 애니메이션 제작의 기획이 이루어졌으나 안타깝게도 폰타나로사는 2007년 6월 사망해 애니메이션이 제작되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한다.

 좀 더 들은 얘기로 보충을 하자면, 처음엔 2D로 안시 페스티벌Annecy Festival에 출품을 했는데, 후에 제작자의 제안으로 후반 작업에서 2D와 3D를 결합한 형태로 제작하게 되었고, 내용 면에 있어서도 헐리웃 영화에 대한 패러디로 화려한 액션신과 기존에 없던 여주인공과 조연들을 가미하게 되었다.

 제작 기법에 관해서 얘기하자면, 큰 틀에서는 컷 아웃(cut-out) 방식으로 제작되었는데, 가상 인형을 만들어 팔.머리 등이 각각 따로따로 움직일 수 있게 했다. 이렇게 하다보니 인물의 수정이 쉽고 컷 안에서의 작업이 가능했다고 한다. 좀 서 세부적인 부분의 제작에 관해 얘기하자면, 좀 더 사진처럼 보이고 영화같은 느낌이 나게 질감과 조명에 상당한 신경을 기울였다고 하는데, 소품(대표적으로 무기)이나 배경에 3D 그래픽 뿐 아니라 실제 사진이나 그림을 갖다 넣기도 했다.
아무래도 만화가 원작인만큼 최대한 만화의 느낌을 잘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참고로 원작만화는 배경이 거의 없고 선으로만 이루어진 만화인 탓에 애니메이션의 배경 등은 아무래도 감독과 제작진들의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마스터 클래스에서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느와르 부기> 작품에 관한 내용이었고, 애니메이션에 관해 전체적으로 평을 하자면 "화려한 볼거리로 시선을 끌었지만 스토리가 너무 진부하고 빈약하다는 느낌"이었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3D 입체 영화인 만큼 볼거리에 관해서는 논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총알이 날아오는 것 같은 장면이라던가 피가 튀는 장면 등은 애니메이션임에도 실제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스토리 부분에서는 마치 8,90년대 헐리웃 액션 영화를 보는 듯한 진부한 스토리가 이어져 보는 내내 불편한 느낌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등장 인물들에 대한 의문점을 해소시켜 주는 어떠한 장면도 없어 아직까지도 의문점이 남는데, '부기는 왜 그렇게 잔인한가?'라던가 '마르시아가 부기에 동화된 이유' 등은 작품 전체를 통틀어서도 답을 구할 수가 없다. 등장인물들의 연결 관계에 있어서도 부기와 마르시아의 애정구도 외엔 뭔가 뚜렷한 구도 등이 보이질 않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블랙 번과 부기의 대립 구도는 너무 빈약한 느낌이 있었고, 소니와 마르시아의 애정 구도는 말로만 잠깐 지나친 정도였다.

 또한, 정서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잔인함'이라는 부분이 조금 과하게 표현된 건 아닐까 싶기도 했다.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엄청난 수의 사람이 죽어나가고, 사지가 찢기고 머리가 터지고 특히 마지막에 마르시아가 소니를 구두굽으로 찍어내리는 장면은 고어물 수준으로 잔인했다. 서양의 정서상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동양적인 정서에서는 18금이라 하더라도 너무 표현이 과한 것은 아니었는지 하는 부분이었다.

 이런 스토리 부분에서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작품 자체를 이끌어 가는 데 있어서 심각함 속의 유머, 유머 속의 진중함 등 작품 전체의 분위기의 경중을 상당히 능숙하게 잘 다뤄내고 있는 점에서는 감탄했다. 또한, 종이 인형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으로 마치 만화 한 컷 한 컷이 애니메이션화 된 것 같은 느낌은 굉장히 참신한 느낌을 주었다. 몇몇 부분에서는 만화책을 보는 듯한 착각도 일었다. 때문에 스토리 부분에서 상당히 진부하고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음에도 러닝 타임이 지루하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마스터 클래스 자체에 대한 아쉬운 부분에 관한 얘기인데, 다른 부분은 정말 흠잡을 데가 없었다. 준비해온 PPT자료들, 영상들은 이해하기 쉬웠다. 하지만, 통역가가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무지한 관계로 대충 '이렇게 해서', '그렇게 해서'라는 식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가 PPT 자료 외적인 부분, 감독이 직접 설명해주는 부분에 관해서는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같이 온 친구도 상영관을 나서면서 '뭘 말하는 지를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정도였으니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좀 더 보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번 Pisaf를 다녀오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외국이나 우리 나라나 애니메이션 제작에 관해서는 여전히 관심이 많이 부족하구나 싶었다. 자본적인 문제나 기술적인 문제나 투자가 여의치 않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런 수작들이 탄생하는 것이 대단한 것이라고 칭찬을 해야할지, 안타까워 해야할 지 모르겠다. 앞으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지난 7일, 저녁 한국 만화 영상진흥원에서 <느와르 부기>를 보게 됐다.
이름도 생소했고, 처음 가보는 길이라 많이 긴장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홈페이지에 설명된 내용대로 부개역에서 내려 찾아가려 했으나 도무지 찾을 수 없는 버스정류장에 점점 어두운 길로 들어서면서 나중엔 완전히 길을 잃어버렸다. 결국 왔던 길을 되돌아서 겨우겨우 택시를 잡아탔는데, 아뿔싸,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었던 것이다. 그대로 계속 걸어갔으면 서울 외곽순환 고속도로까지 갈 뻔했다.

여차저차해서 택시를 타니 10분도 안되서 한국 만화 영상진흥원이란 곳에 도착했다. 주위를 보니 건물만 덜렁 있는 게 뭔가 좀 허전한 느낌이었는데, 건물 자체는 굉장히 깔끔하고 화려(?)했다.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내부도 상당히 정돈된 느낌이었는데,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사람이 없었고, 허연 천막 부스에 앉은 직원들과 몇 명의 관람객들만 보였다.

↑카메라 설정이 잘못됐는지 날짜가 이상하다...


도착하고 보니 시간이 좀 남길래, 간단하게 내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먹는 도중에 잠깐 둘러보니, 외국인이 옆 테이블에서 커피를 마시는 게 아닌가. 그것도 아이패드를 들고!! 스케치북을 들고 있어서 혹시 싶었는데, 매점 주인이 이것 저것 계속 갖다 날리고 나중에는 과일까지 깎아다 주니 '혹시 이 사람이 감독?!'이라며 말이라도 걸면 어떡하지 하면서 친구와 안절부절 못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냥 관객이더라.

캡슐 아이스크림이라는데 왜 캡슐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넋놓고 있다 보니 어느 새 시간이 8시 10분 전.
부랴부랴 짐챙겨서 안으로 들어가는데, 18금인 영화답게 신분증 체크를 했다.
사실, 그리 큰 규모도 아니었고, 사람도 적어서 그렇게까지 할까 싶었는데, 하더라...

전시관 입구 쪽에서는 단편 애니메이션들을 상영하는 듯.

들어가서 한 컷.생각보다 굉장한 설비에 친구와 함께 감탄사를 연발했다.

표에 그냥 3D라고만 되어 있고, 들어갈 때도 입체안경 같은 걸 안 나눠주길래 그냥 토이스토리 같은 3D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다.

표에 그냥 3D라고만 되어 있고, 들어갈 때도 입체안경 같은 걸 안 나눠주길래 그냥 토이스토리 같은 3D 애니메이션인 줄 알았는데, 입장하고 나서 시작하기 2~3분 전에 행사장 도우미들이 포스터를 붙이고 안경을 나눠주었다.
(포스터가 상당히 탐이 났는데 가져오진 못했다.)

영화 자체에 대한 감상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마스터 클래스에 대해 먼저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1시간 30분 정도의 러닝타임으로 영화가 끝나고, 10분 간의 휴식 시간을 갖고 바로 마스터 클래스가 이어졌다. 처음엔 마스터 클래스가 뭔지 몰랐는데, 감독이 작품에 관해 설명을 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시간이라고 했다.

앞서 말했던 매점에서 옆에 앉아 있던 외국인이 감독이지 않을까 했던 기대는 예상대로 빗나갔고, 훨씬 더 깔끔한 인상의 사람이 앉아 있었다. 마스터 클래스는 감독과 통역, 프로젝트 매니저가 앉아 진행되었는데, 프로젝트 매니저는 영어 통역이 필요한 외국인-매점의 그 외국인-의 옆자리로 옮겨 앉아 단상에는 감독과 통역 둘이 남아 진행되었다.

마스터 클래스에서 전반적으로 진행된 얘기는 애니메이션 제작과 관련된 얘기였다. <느와르 부기> 원작 만화에 관한 이야기부터 기획과 투자, 캐릭터 설정, 기술적인 부분, 제작 기법 등에 관해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이뤄졌다.

질의 응답 시간에는 그렇게 훌륭하다 싶은 질문은 나오지 않아 아쉬웠는데, 사람 수도 적었고, 애니메이션 자체도 잘 모르는 부분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생각된다. 특히나, 폐관 시간이 됐다고 쫓기듯 마무리하게 되서 많은 시간을 할애받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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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와 배경, 소품의 제작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마스터 클래스 진행 중 몇몇 부분을 찍어왔다.
둘러보니 나 외에도 몇몇 사람들이 참 열심히 카메라와 핸드폰을 들고 찍고 있었다.

급하게 마무리 된 마스터 클래스였는데, 끝나고 사람들이 감독한테 찾아가 사인을 받았다. 나도 스리슬쩍 사이에 껴서 사인을 받았는데...

통역이 제대로 못알아들었는지 진홍이라고 적었다. 꼬바 감독은 여자 이름 같다며 웃기까지... 내 이름은 진홍이 아니에요.


끝나고 나오는데, 비가 쏟아졌다. 비 온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는데 설마라고 생각하면서 우산을 챙겨가지 않아 낭패를 봤다. 다행히 금방 그쳐 택시를 타고 집에 올 수 있었긴 하지만...

-전체적인 후기는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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